K-POP 노래를 제작할 때 알아둬야 할 기초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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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음악 제작의 시작

K-Pop Talk

K-POP 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같은 아이돌 히트곡들의 작곡, 작사, 편곡 과정에는 여러 전문 프로듀서와 작곡가들의 손길이 들어갑니다. 음악 예비 프로듀서나 대중음악 작곡을 배우는 분들, 그리고 K-POP 팬이라면, 한 곡의 탄생 뒤에 숨어있는 기초 상식들을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K-POP은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고 독특한 구성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 그 음악 제작 과정을 단계별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K-POP 곡을 만들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 개념과 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작곡(멜로디 만들기), 작사, 편곡(악기 선정과 배치), 그리고 전반적인 프로덕션 과정까지 초심자 눈높이에 맞춰 설명합니다.

1. 핵심 아이디어 구성: 코어 작곡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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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을 비롯한 현대 대중음악의 작곡은 전통적인 ‘통기타로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은 프로듀서가 먼저 비트나 반주 트랙을 만들어 놓고, 그 위에 멜로디와 가사를 입히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지죠.곡의 뼈대를 이루는 이 반주 트랙의 핵심 아이디어를 흔히 코어(composition) 또는 룹(loop)이라고 부릅니다. 대개 4마디에서 8마디 정도의 짧은 구간에 곡의 메인 테마가 압축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곡의 분위기와 매력을 바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

예를 들어 여러분이 좋아하는 곡을 떠올려보세요. 그 노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트로나 후렴의 연주 구간 등이 바로 이러한 핵심 아이디어에 해당합니다.이것은 임팩트 있는 코드 진행일 수도 있고, 중독성 있는 베이스 라인이나 독특하게 가공한 보컬 샘플 한 소절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짧은 아이디어가 곡의 전체 분위기를 처음부터 각인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또한 곡을 만들 때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프로 작곡가들은 영감만을 기다리기보다, 체계적인 방법으로 곡 작업을 진행합니다.시작 단계에서 어떤 장르와 스타일로 갈지,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 곡은 무엇인지 등을 정해두면 작업이 수월해집니다. 실제로 K-POP 프로듀서들은 특정 그룹이나 컨셉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미리 구상하고 곡을 만들기도 합니다.예컨대 “TWICE 스타일의 밝은 댄스곡” 혹은 “ARTMS(이달의 소녀 유닛) 분위기의 곡”처럼 목표를 설정하고 시작하면 방향이 명확해집니다.이처럼 코어 아이디어를 만들 때부터 곡의 컨셉과 전략을 세워두면, 나중에 곡을 완성할 때 일관성과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2. 샘플링과 레퍼런스 활용 – 친숙함과 새로움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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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POP에서는 유명한 멜로디를 차용하여 색다르게 재해석하는 샘플링(sampling) 기법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쉽게 말해, 귀에 익은 다른 곡의 일부를 가져와서 새로운 노래 속에 녹여내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처음 들을 때부터 익숙함이 느껴지기 때문에, 노래에 더욱 빨리 귀를 사로잡는 효과가 있습니다.실제로 레드벨벳의 타이틀곡들은 클래식이나 재즈 명곡을 샘플링하여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를 통해 옛날 곡의 아름다움과 현대적 비트를 절묘하게 결합했습니다.

  • 레드벨벳 “Feel My Rhythm” – 이 곡은 바흐의 유명한 클래식 곡 <G선상의 아리아> 선율을 샘플링하여 우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원곡의 선율을 거의 그대로 살리면서도 트랩 리듬의 드럼과 808 베이스, 브라스 스탭, 8비트 효과음까지 덧붙여 클래식과 현대적 사운드를 환상적으로 융합했죠.특히 보컬 멜로디가 샘플링한 선율과 교차하며 때로는 따라가고 때로는 비켜주면서 조화를 이루는데, 덕분에 곡 전반이 하나의 동화 같은 일관된 정서를 유지합니다. 원곡이 가진 기품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트렌디한 느낌을 살린 좋은 예입니다.

  • 레드벨벳 “Birthday” – 이 곡은 거쉰의 재즈 명곡을 도입부에 살짝 인용하여 경쾌한 생일 파티 분위기를 냅니다.그러나 전개는 Feel My Rhythm과 크게 다릅니다. 짧은 도입 후 바로 벌스로 뛰어들며, 이후 곡의 대부분은 원곡과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구성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넓게 퍼지는 신스 패드와 리스(Reese) 베이스로 채운 프리코러스(SM 엔터테인먼트 스타일로 자주 쓰이는 기법) 뒤에, 퓨처베이스와 덥스텝 요소가 가미된 폭발적인 코러스가 나오고, 마지막에는 깜짝 놀랄만한 메탈 브레이크다운까지 등장합니다.비록 중간중간 Rhapsody in Blue의 모티프가 살짝씩 비쳐 나오지만, 전체적으로는 샘플을 출발점 삼아 완전히 새로운 음악적 전개로 우리를 이끕니다.

위 두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샘플링에도 두 가지 접근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원곡의 분위기와 구조를 현대적으로 비틀어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이고(Feel My Rhythm처럼), 다른 하나는 유명한 멜로디를 맛보기로만 들려준 뒤 곧바로 전혀 예측 못 할 전개로 치고 나가는 방식입니다(Birthday처럼). 어느 쪽이든, 샘플링된 친숙한 멜로디 덕분에 곡이 첫 인상부터 귀에 잘 들어오고 기억에 남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샘플링을 사용할 경우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옛 노래를 베끼는 데 그치지 말고, 새로운 편곡과 요소를 더해 원곡과의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야 하죠. (참고로 실제 상업 발매를 할 때는 저작권 클리어런스 등의 절차도 필요하지만, 여기서는 창작 학습 측면에서의 샘플링만 다룹니다.)

또한 샘플링까지는 아니더라도, 프로듀싱 단계에서 레퍼런스 트랙을 활용하는 것도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장르의 사운드를 낼 때, 그 장르의 대표곡이나 목표로 하는 아티스트의 곡을 참고하여 믹싱 밸런스나 악기 구성을 비교해보는 것이죠. 이는 초심자에게 특히 도움이 되는데, 막연히 만드는 것보다 “이런 느낌의 곡을 만들고 싶어”라는 뚜렷한 지향점을 가지면 소리 선택이나 편곡 방향을 잡기가 수월해집니다.

3. 후렴구 작곡의 핵심 – 훅 만들기와 반복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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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후렴구(코러스)는 그 노래의 하이라이트이자 청자가 가장 쉽게 기억하는 부분입니다. 흔히 노래 제목이나 키워드가 후렴 가사에 들어가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구성되지요. 그렇다면 귀에 착 감기는 후렴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와 관련해 프로 작곡가들이 자주 언급하는 몇 가지 작법 트릭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어떤 *”마법의 숫자”*를 활용하는 것인데, 이는 후렴의 캐치함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마법의 숫자는 바로 반복 횟수와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후렴의 핵심 구절이나 훅 멜로디를 특정 횟수만큼 반복하면 듣는 이의 귀에 강하게 각인될 수 있습니다. 많은 히트곡들을 살펴보면, 임팩트 있는 한 소절을 세 번 반복하고 네 번째에 변화를 준다든지, 중요한 키워드를 여러 번 연달아 들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반복 구조는 처음 들을 때는 물론이고 나중에도 따라 부르기 쉽게 만들어 줍니다.

실제로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Opening Sequence”라는 곡은 불과 3분이 채 안 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렬한 후렴으로 좋은 예시가 됩니다. 이 노래의 후렴은 짧지만 임팩트 있게 여러 송라이팅 기법이 응용되었는데요 , 멜로디 라인의 반복과 리듬 패턴의 변화, 그리고 보컬 하모니 쌓기 등이 복합적으로 활용되어 귀를 사로잡습니다. 이렇게 여러 요소를 조합하면 짧은 후렴 안에서도 단조로움을 피하면서도 중독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좋은 후렴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을 기억하세요:

  • 훅(Hook) 멜로디를 단순명료하게 만들 것. 너무 복잡한 음계보다는 몇 음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멜로디가 좋습니다.

  • 반복과 변주를 활용할 것. 중요한 멜로디나 가사는 반복해서 각인시키되, 한 가지 패턴을 너무 지루하게 밀고 가지 말고 중간중간 약간의 변화를 줍니다. (예: 2~3번 반복 후 마지막 라인에서 음을 올린다든가 가사를 바꾸는 등.)

  • 리듬감 있는 가사와 발음을 신경 쓸 것. K-POP 후렴은 종종 따라 부르기 쉬운 훅 가사(예: “라타타”, “땡땡땡” 등)나 인상적인 영어 문구로 구성됩니다. 발음하기 쉬운 구절일수록 팬들이 함께 부르기에도 좋고, 기억에도 잘 남습니다.

  • 보컬 하모니와 층을 쌓을 것. 후렴에서는 메인 멜로디 외에도 코러스 보컬, 하모니, 애드립 등이 더해져 풍성하게 들리게 합니다. 이런 보컬 편곡은 후렴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죠.

후렴구는 곡 전체의 하이라이트인 만큼, 앞부분의 쌓아온 긴장감을 해소하면서도 한 번에 귀를 사로잡아야 하는 어려운 부분입니다. 위의 원칙들을 염두에 두고, 여러 번 흥얼거리며 기억에 남는지를 스스로 테스트해보세요. “처음 들어도 따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성공적입니다.

4. 사운드 선택 – “믹싱”보다 소스 선정이 먼저!

초보 프로듀서들이 가장 많이 부딪히는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어떤 소리를 써야 할지 결정하는 단계입니다. 멜로디와 코드 진행을 멋지게 만들었다고 해도, 악기나 음색 선택이 어울리지 않으면 결과물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K-POP에서는 최신 유행에 걸맞은 세련된 사운드가 필수적이라서 , 투박하거나 촌스러운 소리를 쓰면 곡의 완성도가 떨어지게 마련이죠.

많은 사람들이 믹싱 실력이 부족해서 곡이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애초에 좋은 소리를 고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잘 어울리는 킥 드럼, 스네어, 베이스, 신스 등을 선택하면 믹싱 단계에서 할 일이 크게 줄어듭니다. 반대로 아무 소리나 막 갖다 쓰면, 나중에 EQ로 깎고 효과로 덮어서 억지로 맞추느라 애를 먹게 되죠. “소스가 반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프로들은 사운드 셀렉션(sound selection)에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사운드를 고르는 요령은 무엇일까요? 우선 각 악기의 역할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소리를 들었을 때 “이건 찰랑거리는 짧은 소리인가? 길게 끌어줄 패드 음향인가? 서서히 커지며 부풀어 오르는 효과인가? 주로 어느 주파수 대역을 채우는가?” 같은 질문을 던져보세요. 이렇게 각 소리가 맡는 공간과 기능을 파악하면, 곡 안에서 서로 겹치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배치하기가 쉬워집니다. 높고 화려한 신스가 이미 있다면, 다른 트랙은 낮은 중저음을 채워준다든지, 하나의 리듬 악기가 바쁜 패턴을 연주하면 다른 퍼커션은 단순하게 가는 식이죠. 무작정 이것저것 랜덤하게 넣는 것은 피하세요 .

또 한 가지 팁은, 현재 유행하는 K-POP 사운드 트렌드를 꾸준히 귀에 익히는 것입니다. 많이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킥 소리가 세련되게 들리는지, 요즘 베이스 톤은 어떤 질감인지” 감각이 길러집니다. 가령 2세대 K-POP 시절 유행하던 브라스 신스와, 4세대 최신곡에서 자주 들리는 사이렌 신스나 보코더 보컬 샘플은 확연히 다르죠. 이러한 사운드의 유행 변화를 캐치하고 자신만의 라이브러리에 소리를 축적해두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레이어링(layering) 기술도 염두에 두세요. K-POP 프로듀서들은 원하는 질감을 얻기 위해 종종 여러 소리를 겹쳐 씁니다. 예를 들어 킥 드럼 하나에도 저음을 담당하는 킥과 톡 쏘는 소리를 내는 킥을 겹쳐서 쓰곤 합니다. 신스 리드에도 서로 다른 음색 두세 개를 한데 섞어 듣기 좋게 블렌딩하지요. 단, 레이어를 많이 쌓을수록 서로 위상이나 주파수가 충돌할 위험이 있으니, 각 레이어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EQ로 잘라내는 등 정리해야 합니다. 이것은 곧 믹싱의 영역과도 이어지지만, 기본적으로는 처음 소스를 선택할 때부터 너무 비슷한 소리끼리는 겹치지 않게 고르는 것이 선행됩니다.

요약하면, 소리 선택 단계에서 이미 프로듀싱의 성공 여부가 절반 이상 결정됩니다. 좋은 재료로 요리해야 맛있는 음식이 나오듯이, 좋은 음색과 악기로 곡을 꾸며야 멋진 사운드의 노래가 탄생합니다.

5. 트랙 편곡과 곡 구성 – K-POP만의 다채로운 전개

곡의 아이디어(멜로디와 리프)를 만들고 괜찮은 소리를 골랐다면, 이제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전개할지, 즉 편곡(arrangement)을 고민해야 합니다. 편곡이란 쉽게 말해 곡의 구조를 짜고, 각 부분에 어떤 악기와 리듬으로 변화를 줄지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같은 멜로디라도 편곡에 따라 지루하게 반복될 수도 있고, 드라마틱하게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K-POP의 편곡은 서구 팝보다 섹션(section) 간 변화가 크고 복잡하기로 유명합니다. 전형적인 팝송이 Verse-Chorus를 반복하며 진행하는데 반해, K-POP 히트곡들은 인트로, 벌스1, 프리코러스, 코러스, 포스트코러스, 벌스2, 브릿지, 최종 코러스, 아웃트로 등 다채로운 파트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각 부분이 서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들려줘서 “노래 안에 여러 곡이 들어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에스파(aespa)의 “Next Level”은 갑자기 템포와 멜로디가 바뀌는 전개로 화제가 되었는데, 이처럼 한 곡 안에 극적인 전환이 있는 편곡도 K-POP에서는 흔한 실험입니다. 왜 이런 구성을 취하느냐 하면, 여러 멤버가 있는 아이돌 그룹에서는 각 파트별로 멤버들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일부러 파트 분위기를 다르게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컨대 보컬이 뛰어난 멤버에게는 브릿지의 애드리브 부분을, 래퍼에게는 2절의 랩 파트를 배정하면서 곡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바꾸도록 하는 것이죠. 이런 섹션 변화는 곡의 다이내믹을 살리고 듣는 재미를 주는 K-POP만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K-POP도 서구 팝처럼 곡 전체가 일관된 스타일로 가는 경향도 생기고 있습니다. LE SSERAFIM의 “EASY” 같은 곡은 시작부터 끝까지 큰 구성 변화 없이 통일된 분위기로 흐르는데, 이는 글로벌 시장을 의식한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결국 편곡에서는 얼마나 변화를 줄지, 얼마나 통일성을 유지할지를 적절히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편곡 시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 원리는 곡의 에너지 흐름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세게만 달리면 클라이맥스의 감동이 줄어들겠죠. 적절한 기복이 있어야 합니다. 크게 만들려면 일단 작게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프로듀서들은 의도적으로 악기들을 빼거나 줄이는 다이내믹 조절을 편곡에 반영합니다. 프리코러스에서 드럼과 베이스를 빼서 긴장감을 높였다가, 코러스에서 한꺼번에 폭발시키는 방식은 이미 많은 곡에서 쓰이는 공식입니다. 마찬가지로 2절에 들어서 곡 분위기를 한번 환기시킨 뒤 다시 브릿지에서 잠깐 쉬어가게 한 후 최종 코러스로 재도약시키는 등, 빼고-더하고의 완급 조절이 곡의 몰입도를 높이는 비결입니다 .

또 하나 기억할 것은 레이어 간 상호작용입니다. 편곡을 하다 보면 여러 트랙을 동시에 쌓게 되는데, 이때 각각의 트랙이 서로 보완관계에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스 리프와 기타 리프가 동시에 있다면 멜로디적으로 부딪치지는 않는지, 두 트랙 모두 풀로 소리를 내는 것보다 한쪽은 약간 뒤로 빠져주는 게 나은지 등 밸런스를 고려합니다. 각 파트별로 어느 소리가 전면에 나설지 주객을 정하고 편곡하면 깔끔한 구성으로 들립니다.

정리하면, 편곡은 청자를 위한 프레젠테이션과 같습니다. 내가 만든 멋진 음악 아이디어를 어떤 순서로, 어떤 방식으로 펼쳐 보여줄지 결정하는 일이죠. 같은 재료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되듯이,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곡을 만들 때는 “내 곡의 하이라이트를 어디에 둘 것인지, 듣는 이를 어떻게 놀라게 하고 감동시킬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구성의 묘를 살려보세요.

6. 자연스러운 전환 – 매끄럽게 이어붙이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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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편곡에서 여러 섹션 변화를 이야기했지만, 변화가 많다고 해서 뚝뚝 끊어지듯 넘어가면 곤란합니다. 각 부분을 부드럽게 이어주는 연결 고리, 즉 전환(transition) 이 필요합니다. 전환을 잘 쓰면 곡이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있어도 하나의 흐름으로 느껴지고, 듣는 이의 몰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환 없이 갑자기 장면이 바뀌면 노래가 어색하게 튀는 느낌이 들겠지요.

K-POP 프로듀싱에서는 다양한 전환 기법이 활용됩니다. 아래 표는 대표적인 전환 효과들과 그 역할을 정리한 것입니다:

전환 기법 설명 및 효과
리저/스윕 (Riser/Sweep) 구간 사이에 삽입하는 노이즈 상승음/하강음. 주로 화이트 노이즈가 점점 커지거나 높아지면서 다음 파트로 긴장감을 고조(업리프터)시키거나, 반대로 에너지를 확 떨어뜨리는 효과(다운리프터)를 냅니다. 예를 들어 코러스 직전에 “쉐에엑–” 하는 소리가 올라오며 터지는 효과를 생각하면 됩니다.
필터 오토메이션 (Filter Automation) 곡의 한 부분에서 주파수를 서서히 깎거나 복원하면서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기법. 예를 들어 벌스 후반에서 로우패스 필터로 소리를 점점 muf하게 만들었다가 코러스에서 필터를 풀어 한꺼번에 탁 트이게 하면 강렬한 대비가 됩니다. 이 기법은 미묘하면서도 해당 곡의 사운드에 잘 어울리는 전환을 만들 때 유용합니다.
서브드롭 (Sub Drop) 아주 낮은 저음(서브베이스)을 갑자기 “쿵” 떨어뜨리거나 일시적으로 빼는 효과입니다. 주로 빌드업 끝에 “쿵” 하는 서브베이스 히트로 구간을 마무리하고, 다음 부분이 시작되기 직전에 순간적인 빈 공간을 만들어 주는 식이죠. 이러한 저역 에너지의 드롭은 곡에 임팩트를 주고 구간 구분을 명확히 합니다.
테이프 스탑 (Tape Stop) 오래된 테이프나 턴테이블을 갑자기 정지할 때 나는, 피치가 서서히 낮아지며 음악이 멈추는 효과를 말합니다. 전환에 활용하면 짧은 휴지기를 주거나, 갑자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재미를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러스 후 반박자 정도 음악을 느리게 휘– 하고 끊었다가 바로 다음 벌스를 시작하면 듣는 이의 관심을 끌 수 있죠.
필(Fill) 드럼 필이나 기타 악기 필인의 줄임말로, 한 구간의 끝부분에 삽입하는 장식 리듬/멜로디입니다. 예를 들어 드럼 필은 “두두두두두둥!” 같은 짧은 드럼 솔로로, 앞 파트를 마무리하고 다음 파트로 징검다리 역할을 합니다. 혹은 마지막 한 마디에 신스 러닝이나 보컬 애드리브를 넣어 다음 부분을 예고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반주 컷 & 쉼 (Arrangement Drop-out) 의도적으로 일부 악기를 잠깐 멈추거나 (일시 정지) 하여 전환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모든 악기를 멈추고 보컬 한 소절만 건너뛰게 한 뒤 다음 구간에서 다시 반주를 넣으면, 그 빈 공간 덕에 다음 부분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K-POP에서는 코러스 직전에 드럼과 반주를 확 빼고 보컬이나 효과음만 두어 박자 나오게 한 후 코러스를 터뜨리는 연출이 자주 보이죠.
리버스 효과 (Reverse FX) 소리를 역재생하여 만들어내는 효과음입니다. 대표적으로 리버스 심벌(거꾸로 재생한 심벌 소리)은 “슈웅—“ 하고 빨려 들어가는 듯한 소리를 내는데, 다음 박자의 다운비트와 정확히 맞물리게 배치하면 매우 자연스러운 연결을 만들어줍니다. 리버스 보컬 샘플 등도 분위기 전환에 활용됩니다.
화성 전환 (Harmonic Transition) 두 섹션 사이의 코드 진행이나 키(key)를 변화시켜 부드럽게 넘어가게 하는 음악 이론적인 접근법입니다. 예를 들어 브릿지에서 임시조(modulation)를 사용해 키를 살짝 올려 놓으면, 최종 코러스에 들어갈 때 더욱 고조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혹은 다음 섹션의 첫 코드와 잘 어우러지는 코드를 직전에 배치하여 이질감 없이 넘어가도록 만들 수도 있죠 .

이 밖에도 프로듀서의 창의력에 따라 수많은 전환 아이디어가 존재합니다. 중요한 건 곡의 분위기에 맞게 전환 효과를 선택하고, 너무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청량한 하우스 트랙이라면 노이즈 스윕과 임팩트 효과를 많이 쓰겠지만, 잔잔한 발라드풍 곡에서는 보컬 호흡 소리를 연결해준다든지 하는 더 미니멀한 전환이 어울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환에 신경 쓸 겨를 없이 곡을 만들기 바쁘겠지만, 한 섹션의 마무리와 다음 섹션의 시작 부분을 유심히 들어보고 뭔가 어색하거나 단조롭다면 전환 효과를 한번 넣어보세요. 작은 필 인 하나만으로도 곡의 흐름이 극적으로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프로들의 곡을 잘 들어보면 이러한 전환 장치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으니, 즐겨 듣는 K-POP 노래들을 분석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입니다 .

7. 탑라인(topline) – 보컬 멜로디와 작사의 협업

지금까지 곡의 반주(track) 측면을 주로 이야기했는데, K-POP 노래 완성의 또 다른 축은 바로 보컬 멜로디와 가사입니다. 이를 음악 제작 용어로 탑라인(topline) 작업이라고 합니다. 탑라인이란 말 그대로 반주 트랙 위에 얹는 노래의 주 멜로디와 가사를 가리키는데, 백업 보컬이나 코러스 아이디어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한마디로 메인 보컬이 부를 선율과 그 가사를 만드는 작업이라 할 수 있죠 .

탑라인 작업은 K-POP에서는 흔히 전문 작곡가(송라이터) 들이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다 보니 해외 작곡 캠프에서 프로듀서(producer)가 반주 비트를 만들면, 다른 탑라이너(topliner) 가 그 위에 멜로디와 임시 가사를 붙여 데모를 완성하는 식으로 곡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해외 데모는 한국으로 넘어와서, 현지 작사가가 한국어 가사로 최종 개사를 하게 됩니다. 즉 하나의 K-POP 곡에도 여러 나라의 작곡가, 작사가가 참여하는 협업이 흔한 것이죠. 탑라이너들은 대개 영어 또는 무의미한 발음의 가사로 멜로디를 작성한 뒤, 후에 의미 있는 가사로 다듬습니다. 그래서 K-POP 노래를 들어보면 가사는 한국어인데 후렴의 몇몇 키워드나 후렴구 훅은 영어로 되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런 작업 과정의 흔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탑라인은 어떻게 쓰는 걸까요? 우선 반주의 분위기를 잘 타야 합니다. 같은 반주라도 멜로디에 따라 슬프게도, 신나게도 느껴질 수 있습니다. 탑라이너는 주어진 트랙을 듣고 거기에 어울리는 멜로디의 윤곽(shape)을 그립니다. 예를 들어 신나는 댄스 비트라면 리드미컬하게 점프하는 멜로디, 감성적인 R&B 트랙이라면 루즈하게 끌며 가는 멜로디 등 곡의 장르와 템포에 부합하는 선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가창할 보컬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보컬 멤버의 음역대를 고려해 멜로디를 만들고, 랩 파트가 있다면 래퍼의 플로우도 설계해야 합니다. 곡 작업 시 데모 가수의 가창으로는 멋지게 들렸어도, 실제 아이돌 멤버들에게 버거운 음역이나 발음이라면 수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사 측면에서는, 후렴의 키워드 선택과 발음의 리듬감이 포인트입니다. K-POP 가사는 곡의 분위기와 퍼포먼스를 잘 담아내면서도, 입에 착착 감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ITZY의 “달라달라”에서 반복되는 “달라 달라 달라 달라” 같은 구절은 의미 전달과 중독성을 동시에 잡은 훌륭한 훅이라고 볼 수 있죠. 또한 가사의 콘셉트 통일성도 중요합니다. 한 곡 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일관되게 들어가야 곡이 주는 메시지가 명확해집니다. 보통 작사는 곡이 완성된 후에 마지막 단계에서 이루어지지만, 멜로디와 가사의 얽힘은 아주 깊습니다. 좋은 탑라인은 멜로디를 들었을 때 자동으로 어떤 감정과 어구가 떠오르도록 짜여있습니다.

참고로, 세계적인 K-POP 탑라이너 중 한 명인 Anna Timgren(안나 팀그렌)은 자신만의 탑라인 작법을 공개한 바 있는데, 멜로디를 만들 때 먼저 피아노 등으로 코드에 맞는 허밍(humming)을 여러 테이크로 녹음하고, 그 중 좋은 부분을 골라 조립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런 프로 작법을 참고하면서, 우리도 스스로 다양한 멜로디를 시도해보고 다듬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탑라인도 연습과 피드백을 통해 실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쉬운 코드 진행 위에 멜로디를 얹어보고, 유명 곡의 멜로디를 따라 불러보며 분석해보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만든 탑라인을 주변에 들려주어 캐치한지 평가를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듣는 사람이 한 번만에 흥얼거릴 수 있다면 성공, 전혀 기억을 못한다면 더 고쳐볼 여지가 있는 것이겠죠.

요약하자면, 탑라이팅(toplining)은 곡의 영혼을 불어넣는 작업입니다. 아무리 트랙 비트가 좋아도 노래 멜로디가 별로면 대중에게 어필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심플한 코드 진행이어도 멜로디가 탁월하면 대박이 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프로듀서라면 멜로디 메이킹 감각도 키워야 하고, 전문 작곡가와 협업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8. 브릿지와 2절 – 지루함을 깨고 클라이맥스로 잇는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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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곡 구조의 마무리 단계인 브릿지(bridge)와 2절(verse 2)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부분들은 곡에서 과도기적 역할을 하면서도, 자칫 지루함이 올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세심한 구성 전략이 필요합니다 .

먼저 2절부터 살펴볼까요? 2절은 보통 첫 번째 코러스 이후에 다시 한 번 벌스가 진행되는 부분입니다. 만약 1절과 2절이 똑같이 흘러간다면, 이미 한 번 들은 멜로디와 편곡이 반복되기에 청자는 싫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K-POP에서는 2절에 변주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1절에서는 보컬 중심으로 갔다면 2절은 랩 파트로 채운다든지, 1절과 똑같은 멜로디라도 비트를 절반 템포로 바꾸거나 추가 악기를 넣어 새로운 느낌을 주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곡이 전개될수록 신선함이 유지되고, 듣는 이를 다시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요즘 많은 곡들이 2절에 킬링 파트를 숨겨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갑자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2절 초반부 연출이나, 댄스 브레이크를 2절에 삽입하는 등의 시도가 그것이죠. 중요한 것은, 2절의 변화가 뜬금없지 않고 앞 코러스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1절에서 쌓은 에너지를 2절에서 한 번 풀어 주었다가, 다음 프리코러스/브릿지로 연결될 수 있게 유기적으로 구성해야 하죠 .

다음은 브릿지입니다. 브릿지는 보통 두 번째 코러스 이후, 최종 코러스로 가기 전에 나오는 부분입니다. 곡의 클라이맥스인 마지막 코러스를 더 빛내주기 위해 그 직전에 분위기를 전환하고 빌드업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브릿지에서는 코러스와는 다른 코드 진행이나 느린 분위기로 일단 청자의 귀를 환기시켜 줍니다. 발라드의 브릿지라면 조를 올려서 극적인 변화를 주기도 하고, 댄스곡의 브릿지라면 갑자기 악기를 빼고 보컬에 집중시키며 감성적인 멜로디를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긴장을 풀었다가, 브릿지 후반부터는 다시 드럼 롤이나 점층적 편곡으로 최종 코러스를 향해 에너지를 쌓아갑니다. 브릿지는 곡의 감정선에 변화를 주고 절정으로 이어주는 다리이기 때문에, 작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K-POP 브릿지의 특징 중 하나는, 종종 메인보컬의 애드리브나 고음이 이 구간에서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마마무의 곡에서 솔라가 브릿지 부분에 시원한 고음을 넣어 곡 분위기를 확 끌어올린다든지, 방탄소년단의 곡에서 진이나 정국이 브릿지 애드리브를 선보이는 식이죠. 이런 하이라이트 요소는 최종 코러스로 넘어갈 때 여운을 남기면서 기대감을 극대화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최종 코러스(final chorus)에서는 앞서 말한 대로 변화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이전 코러스를 반복만 하면 싱겁게 끝나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종 코러스를 더 화려하게 만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편곡적으로는 추가 악기나 하모니를 덧붙여 사운드를 두텁게 만들고, 보컬적으로는 기존 멜로디 위에 애드립을 폭발시키거나 화음을 더 쌓아 올립니다. 경우에 따라선 키를 반음~한음 올리는 모듈레이션(modulation)을 해서 마지막 코러스를 한층 업그레이드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요즘은 잘 쓰지 않지만 2세대 아이돌 곡들에는 종종 있었습니다). 레드벨벳 “Birthday” 같은 경우 아예 최종 코러스 전에 메탈 브레이크다운을 넣고, 이어지는 마지막 코러스를 처음과 약간 다르게 편곡하여 강렬하게 끝맺었죠. 이렇듯, 끝부분에 변화를 줘야 곡이 유니크하고 강렬한 피니쉬를 가질 수 있습니다 .

정리하면, 2절과 브릿지, 그리고 최종 코러스는 곡에서 긴장과 이완을 조율하는 매우 중요한 파트입니다. 2절에서는 변주를 통해 지루함을 깨트리고 관심을 이어가며 , 브릿지에서는 새로운 감정으로 환기시켰다가 클라이맥스로 연결하고 , 최종 코러스에서는 앞서 나온 훅을 최대치의 에너지로 분출시키는 것이죠. 이 세 부분만 잘 짜도 곡의 완성도가 한층 올라갑니다. 초기 작곡 단계에서는 놓치기 쉬운 부분이지만, 곡을 다 쓴 후에라도 꼭 점검하면서 “여기서 듣는 사람이 어떤 느낌을 받을까? 지루하지 않을까? 지나치게 튀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다듬어 보세요.

9. 믹싱 & 마스터링, 그리고 끊임없는 업데이트

앞의 과정을 거쳐 곡의 작곡, 편곡, 작사까지 모두 마쳤다면, 이제 믹싱(mixing)마스터링(mastering)이라는 기술적 최종 작업이 남습니다. 믹싱은 녹음된 모든 트랙의 음량 밸런스를 맞추고, EQ나 컴프레서 등을 이용해 소리를 정리하며, 리버브나 딜레이로 공간감을 부여하는 등 노래의 전반적인 음향을 다듬는 작업입니다. 아무리 좋은 곡도 믹싱이 엉망이면 프로 느낌이 나지 않기 때문에, 프로듀서라면 믹싱 기초도 차근차근 공부해야 합니다. 특히 K-POP은 보컬 사운드가 매우 깔끔하고 선명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보컬 트랙을 적절히 튀게 하면서도 반주와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저역(베이스와 킥 드럼)이 단단히 받쳐주면서도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등, 주파수별 정돈도 신경 써야 하지요. 믹싱은 하나의 예술이기에 여기서 자세히 다 다룰 순 없지만,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 트랙을 정해 두고 내 곡의 소리와 비교해보는 습관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비슷한 장르의 K-POP 히트곡을 틀어놓고, 내 곡과 음량감, 공간감, 음색을 견주어 보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감이 잡힐 것입니다.

마스터링은 믹싱이 완료된 스테레오 트랙 하나를 가지고 전체적인 음압과 톤을 최종 보정하는 단계입니다. 여러 곡이 수록된 앨범이라면 곡 사이의 볼륨을 균일하게 맞추고, 다양한 재생 기기에서도 일정하게 잘 들리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죠. 특히 K-POP처럼 스트리밍과 뮤직비디오 감상이 중요한 음악에서는, 어느 환경에서 들어도 주목도를 끌 수 있게 충분한 라우드니스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지나친 음량 전쟁은 오히려 다이내믹을 해칠 수 있으니, 트렌드를 파악해 적절한 수준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룸 맞춤 마스터링 및 플랫폼 최적화(MFIT 등)도 고려하는 추세입니다.

10. 계속 진화하는 K-POP – 트렌드를 읽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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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K-POP 음악 제작에 있어서 끊임없이 귀를 업데이트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K-POP은 빠르게 변합니다. 한때 유행했던 스타일이 금세 식고, 새로운 사운드와 구성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옵니다. 프로듀서라면 신곡들을 부지런히 듣고 연구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라고 해도 트렌드라면 한 번쯤 분석해보고, “왜 이 곡이 먹혔을까”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앞서 소개한 기본 원리들을 그 곡에 적용해서 살펴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신곡이 차트를 석권했다면, 그 곡의 후렴 훅은 몇 번이나 반복되는지, 2절에서 어떻게 변화를 줬는지, 브릿지의 구성이 어떠한지 등을 뜯어보는 거죠. 그런 분석 습관이 몸에 배면 나중에 곡을 만들 때 분명 큰 밑거름이 됩니다.

음악 프로듀싱은 예술인 동시에 기술이고, 또 일정 부분은 심리전이기도 합니다. 듣는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죠. 이번 글에서 다룬 기초 상식과 필수 개념들은 곡을 만드는 데 기본적인 토대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러나 진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길은 직접 부딪쳐 보고 만들어보는 것밖에 없습니다. 처음엔 서투를지라도 완성한 곡을 주변의 피드백을 받아가며 개선해 보세요. 요즘은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인 작곡가들의 곡을 피드백해주는 채널도 많고, 앞서 언급한 K-POP 프로듀싱 전문 블로그의 디스코드같이 작곡 커뮤니티에 참여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 실력을 키워나간다면, 언젠가 여러분도 좋아하는 아이돌의 앨범 크레딧에 이름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배움에는 끝이 없지만, 기본기는 탄탄해야 합니다. K-POP 제작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는 분들께 이 글이 든든한 길잡이가 되길 바라며, 계속해서 좋은 음악 만들어 나가시길, 케이팝톡(K-POP Talk)이 응원합니다!